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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려 있는 창 사이로 세차게 내리는 비가 보이네요.
푸옇고도 하얗게 번지는 물보라가
어찌보면 사랑을 잃은 마음인 것 같아요.


하늘로 파하는 그 빛이
슬픔으로 가득한 사랑인 것 같아요.
함께 한 시간이 내리는 비에 젖어
피보다 짙은 색으로 번져가고,
다시 볼 수 없음이 그 토록 그리울 줄은 몰랐네요.
서서히 차창에 기대어 젖은 길위로 당신 모습 떠올려 보네요.
사뿐히 걸어와 엷은 미소로 햇살 눈부신 아침을 가지게 했었죠.
고인 빗물이 가지려고만 했던 긴 인연인 듯 해요.
어느 순간 말라버리고 만다는 사실을 망각한 채
하늘 열린 듯 상상을 타고
우리 향기를 실은 바람을 타고
여행하는 별이 되었었잖아요.
비가 당신을 지우고,
당신 또한 저를 지우셨죠.
지워지던가요.
뜨거워진 가슴만은 메아리쳐 울고 있는데
한손에는 당신의 마음을 다른 한손에는 제 마음을 이어
생이 다해지는 날까지 기쁨이길 기도했죠.
젖은 건 마음뿐인데,
그려지는 건 말 할 수 없는 눈물이예요.
시원하게 창을 타고 흘러 추억이 녹아 내리네요.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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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싹이 나오던 오월,
시원스런 바람에 새싹을 따라 길을 걷곤 했는데,
그 빛이 짙어지고 그늘도 제법 생기니
이제는 더운 공기가 가슴속으로 들어온다.
밀려드는 여름날로 인해
온 몸이 뜨겁게 달아오른다.
계절이 변하는 만큼
새로운 변화를 안을 수 밖에 없구나.
어디가 탈출할 구멍인지.
짙푸른 숲이 햇살을 집어 삼키고
생장하는 생명들에 무게감을 주는구나.
무엇을 띄어 넘는 힘,
예전에는 그것이 무엇인지 느끼지 못했는데,
어느 여름날 알게 된 사실은
누군가를 위해서가 아니라
오로지 나를 위해 이기는 것을 생각하게 되었다.
녹음이 짙어가는 한 여름의 더위는 정말이지 모든 생명들을 지치게 만든다.
그 지침 속에서 참고 견디며 또 다른 자신을 만들어가는 거,
남자가 되간다는 느낌,
더 강인한 사람이 되간다는 느낌,
무엇보다 산다는 느낌 때문에
오늘 누구보다 행복하다.
행복이 이 힘든 여정 속에서 찾아 드는 건,
힘듦을 겪으며 얻어야 했던 정해진 시간 속에서 만난 약속이라고나 할까.
이제 두려운 것이 없다.
이 더운 여름에 죽는다 해도 최선을 다하며
한가지의 몰두했던 열정을 가졌기에
이제는 말할 수 있다.
남자가 됐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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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공원입니다.
2011년 들어서 처음으로 여의도까지 자전거로 완주 했습니다.
전체 걸린 시간은 3시간 정도 입니다.
1년 전만해도 2시간 30분 정도면 완주를 했었는데,
한동안 운동을 하지 않다보니, 체력적으로 문제를 갖고 있네요.

 

광장에는 많은 사람들이 오고 갑니다. 그 중에는 특히 연인들이 눈에 띄네요.
한여름밤에 젊음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gs 마트 앞쪽에는 초상화를 그려주는 아저씨와 젊은 연인들에게 점을 봐주는 아주머니들이 계셨습니다.
마침 누군가 초상화를 부탁해서 초상화 그리는 것을 옆쪽에서 구경 할 수 있었습니다.

광장 위쪽으로 앉을 수 있게 콘크리트 계단이 있습니다.
그쪽에 앉아서 트위터와 페이스북 글을 보며 휴식을 취했습니다.
뒤쪽에서 한 아저씨께서 술에 너무 흥겨웠던지 고성방가를 하고 계셨습니다.
젊은이건 중년의 아저씨, 아주머니건 간에 좋지 않은 음주 문화가 있는 것 같습니다.
바로 시원하게 맥주 한잔이 아니라, 한잔 두잔 석잔 하다가 아예 과음을 한다는데 있습니다.
너무 목이 타들어가는 느낌이 들어서 포카리스웨트를 한 캔 사서 마셨습니다.
갈증이 한번에 날아가는 느낌,
너무나 시원스럽고 그 맛은 정말 최고였던 것 같습니다.
며칠간 프로젝트 마무리하느라 야근도 하며 분주히 보냈는데,
늦은 밤에 자전거를 타고 와서 멀리 달빛과 별빛이 어우러진 한간의 밤공기를 쏘이니
모든 피로가 사라지는 듯 해서 좋았습니다.
다시 내일 또 시간이 되면 다시 오고 싶습니다.
내일 오면 또 다른 느낌이 들겠죠.
같은 곳이지만 각기 다른 시간에 다른 음악을 들으며,
향긋한 풀냄새, 꽃내음을 맡으면
달리는 기분,
정말 자전거를 타고 전력 질주해 본 사람 만이 가질 수 있는 맛입니다.

추신, 다음날 또 다시 여의도까지 완주를 했습니다.
어제와는 다른 느낌, 어제와는 다른 사람들을 스쳐가서 그렇고,
어제와는 다른 시간대에 전력 질주를 해서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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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사무실에 나와서 열심히 코딩을 하고,
해피베이비 실명인증을 붙인 다음,
내 마음이 어떤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살펴봅니다.

나오는 길에 풀을 찍었습니다.
내 삶이 저 풀과 같아지는 것 같아서 말입니다.
유명하진 않지만, 묵묵히 자리를 지키며 하나둘씩 만들어 나가는 모습이 꼭 풀과 같습니다.
한때가 지나면 모두 시들어 버리겠지만, 긴 시간을 뚫고 다시 새싹을 틔우고,
다시 푸르게 하늘을 향게 얼굴 들것입니다.


떠나야 할 길이 얼마쯤 될지. 아득하게만 느껴져서 뒤돌아 온 길을 사진으로 담았습니다.
수십번 오고가며 각기 다른 위치에 발자국을 남겼을 것입니다.
또 내일도, 모레도 내 삶이 다하는 날까지 끊임없이 걷게 되겠죠.


내 삶에 가로 막힘이 꼭 저 아파트 같습니다.
넘긴 넘어야 하는데, 지금은 힘이 들고 주저 앉고 싶고, 포기하고 싶기도 하지만,
풀처럼 다시 일어서려 합니다.
마음이 무거워 죽고 싶은 충동이 느껴지지만,
풀과 같이 삶이 다하는 순간까지 제 자리를 잘 버티려 합니다.
언젠가는 꼭 가장 예쁜 풀들로 뒤덮힐 것입니다.
언젠가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노년을 보내게 되겠죠.
그날이 꼭 다가 설거라 여겨집니다.
멀지 않은 순간,
삶이 다해지는 순간까지
저 하늘과 풀과 나무와 드 넓은 대지를 보며
그 공간에 안겨 있음이 얼마나 행복했는지를 글로 남길 것입니다.
지금 그 출발점에 서 있네요.
참 기분 좋습니다.
흐뭇하네요.
내가 이렇게 글을 쓰고, 하루를 감사히 느끼고 있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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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송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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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가에 흐르는 빗물을 바라봅니다.
며칠째 공허한 마음을 두드리는 소리에
잠을 깨고 나면,
흐릿한 하늘 빛,
더 얼마나 가야 하는지.
꿈을 꾸듯 잠시 머물던 공간이
하늘 높이 휑한히 돌아
한 무대에 서 있는 듯
누가 어떤 말을 해도 들리지 않고,
어떤 스침이 있어도 보이지 않습니다.
바람에 나부끼는 풀들 사이로
그 오랜 흔적이 부딪쳐
가슴을 때리고 도망갑니다.
누구나 사랑을 하고,
또 누구나 이별을 하고,
언제나 영원함이란 없을 것 같지만,
아픔과 기쁨이 잘 섞여진 마음은
변하지 않습니다.
그 무수히 많았던 마주침들이 변해고 바래져서
눈 앞에 아른거리듯
무거워진 가슴을 녹슬게 합니다.
찾고 찾던 바람이
길게 늘어진 그림자 만큼이나 멀어져가고
정지해 있는 듯
숨어들어갈 때
멀리서 손짓하는 또 다른
공명의 소리가 들립니다.
고독한 시간은 사랑을 쫓던 흔적이 만든
시간의 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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