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밤 그 빛을 따라 사랑한 흔적을 기억 속에 내려 놓아요.
갈피를 잡지 못하던 23시
습관처럼 드립한 커피 한잔을 마시고,
자정을 지나 새벽에 이르러 마음의 문을 열면,
다시 살아나는 추억들이
하얀 벽지위에 수채화를 그려 내고,
펜 끝을 타고 흐르는 눈물 아래
새겨진 이름 위를 따라 또렷히 맺히는 사랑.
봄하늘에 징검다리를 놓는다.
쪽빛이 녹아들어 맑고 예쁜 빛을 담아
별동처럼 긴 꼬리에 꼬리를 문 불빛이 켜진다.
세월이라 부르는 시간은 감상에 젖어 있는 동안은
멈춰선것 같다.
흐릿하게 먼지낀 창으로 서남쪽을 타고
멈춰선 자리에
어떤 사연을 담았나
반달이 밝아
버스를 타고 달리는 길을 따라
이 몸이 닿는 곳에 잠이든다.
하루밤 자고 일어 나면
오늘이 마치
어제 꿈인 것 같은 기분이 들 때가 있지.
램프를 켜놓은 채로 잠이 들고
자주 깨기를 반복하곤하지.
조금만 더 누워서 반쯤 감긴 눈으로
풋잠 속에 책장을 넘기지.
또렷하게 책장을 넘기다 보면
이내 잠결이였다는게 믿기지 않곤 하네.
작은 메모에 적어 둔 작은 이름 위에
동그라미가 그려져
눈 감으면 잡힐 듯하지.
마른 가지를 뚫고 나오는
아기 싹들이 볼을 간지럽히는 듯 하네.
몽롱해진 정신 사이로 별이 쏟아져
둥그스름하게 별 무지개를 그리네.
별을 밟고 한발 내려서면
사랑했던 사람이 두 손을 내밀고 있는 듯,
산들바람 부는 할아버지 산소 옆에서
누나 다리를 베개 삼아 누워 잠이 드네.
흑백 기차가 달려가는 뭉실한 구름다리
거기서 만났다네.
옛적 사랑했던 흔적은 송글 맺히는 눈물 따라 흐르고,
소곤 소곤 어머니 자장가에 잠이드네.
시간은 구름을 타고 아침을 열고
부는 바람은 어제와 이별한 가슴에 부딪쳐
멀지않은 내일로 안내하네.
서성이던 발자국은 수 많은 그림자를 따라
가고자하는 방향을 찾아 외로움을 달래네.
빈 산등성이를 따라 젖은 땅을 밟으며
햇살을 산란시키는 나무가지를 옆에 두고
마치 기억을 상실시키채
시간을 흔드는 바람 속에 앉아 고요를 즐기네.
헤어짐을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이는 심정은
더 이상 잊혀지기 싫은 어제를 보내버린
흔들리는 심장을 따라 뜨거워진 눈시울에 남겨지네.
한때 아름답게 새겨진 시간을 거슬러
다시 아름답게 새겨지길 바라는 바람은 구름타고 북쪽 하늘로 향하네.
자신을 노래하면 예쁘게 보인다.
좋아하는 꿈을 위해 달려가면
숨이 차지 않는다.
미지근한 물에 얼굴을 닦는다.
고인 물 안에 보이는 지난날이 웃음짓는다.
잊혀짐 속을 서성이는 그 좋았던 친구들은
어디서 무엇을 할까?
이름 조차 기억나지 않지만
마치 옆에 있는 듯
그 때 그 모습 그대로 옆에 서 있는 하다.
고단한 몸이지만 활짝 기지개를 켠다.
가로수길로 노란 꽃망울 피어나기 시작한다.
그 속에 출렁거리는 친구들,
하늘을 향해 손짓하는 듯하다.
숙명처럼 정해진 장소 안에 놓여져 있을 수도 있다.
조금만 벗어나면 불안에 떨기도 하지만,
다시 너를 닮은 또다른 너와
옆에서 이야기를 나눈다.
관심 있는 음악이나 소설, 드라마 나
다른 사람에 대해 얘기 한다.
일상이 되버린 현실이 어제는 꿈이였다는 사실을 모른채,
가려지지 않은 터널을 걸어가고 있다는 현실 속에서
언젠가 다가설 희망이 손짓하는 미래로 다가간다.
언제가는 현실이 되는 미래로 간다.